스위스, 깜짝 '금리 인하'…글로벌 통화정책 차별화 시작됐다 [강진규의 BOK워치]

입력 2024-03-22 10:48   수정 2024-03-22 10:59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국립은행(SNB)이 2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인하했다. 주요국 중앙은행 중 금리를 내린 것은 스위스가 처음이다. 코로나19 이후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일제히 올리던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차별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NB는 이날 올해와 내년도 인플레이션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금리를 연 1.5%로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SNB는 성명에서 "지난 2년 반의 인플레이션 싸움은 효과적이었다"고 밝히면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026년까지 1.5%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는 기존 전망에 비해 낮은 물가상승률 전망치다.

이같은 결정은 '갑작스러운 것'으로 평가됐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적어도 6월까지는 변동 없이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SNB가 경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조기 인하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회의가 오는 6월에 예정된 만큼 선도적인 조처에 나선 것으로 평가했다.

급작스러운 금리 인하에 현지 화폐인 스위스프랑의 가치는 최근 8개월 사이 최저치로 떨어졌다. 스위스프랑은 달러화지수를 구성하는 기축통화 중 하나다. 스위스프랑 가치 하락이 달러화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달러 강세가 공고해졌다.

SNB의 금리 인하로 유럽 중앙은행(ECB)도 금리 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다. 유로존의 연율 소비자 물가 인플레이션은 2022년 10월 사상 최고치인 10.6%에서 2월 2.6%로 하락했다. ECB는 다음 달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있다. 당초 오는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았지만 SNB의 결정으로 ECB의 인하 시기도 앞당겨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중앙은행은 이날 금리를 연 5.25%로 동결했다. 작년 9월 이후 다섯 차례 연속 동결이며, 현 금리 수준은 2008년 이후 가장 높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인 노르게스 은행도 2008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인 현 4.5% 금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Fed)도 금리를 연 5.25~5.50% 수준으로 동결했다. 일본은행(BOJ)는 20일 마이너스 금리를 중단하고, 금리를 인상했다.

로이터통신은 주요 국가나 경제권서 스위스에 이어 스웨덴과 ECB, 미국의 금리 인하가 뒤이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그다음으로는 캐나다와 영국이, 마지막으로 호주와 뉴질랜드, 노르웨이가 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멕시코 중앙은행(Banxico·방시코)은 3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연 11%로 0.25%포인트 낮췄으며, 파라과이 중앙은행도 8차례 연속 금리를 낮춰 기준 금리를 연 6%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밖에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이날 인플레이션 전망 악화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연 50.0%로 5.0%포인트 인상했다.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 시점을 놓고 고민이 커지는 모습이다. 한은은 지난해 1월 기준금리를 연 3.5%로 인상한 후 1년2개월째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직 금리 인하를 주장한 소수의견은 나오지 않았지만 한국식 점도표로 불리는 3개월 후 금리 전망에서 지난 1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사라진 데 이어, 지난달에는 인하 가능성이 처음으로 언급되는 등 완화적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상반기에는 금리 인하가 어렵다"고 말한 것도 늦어도 7월 이후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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